☁️ 눈꽃이 녹기 전에, 영월에서 잠깐 머물다
별마로천문대로 올라가는 셔틀버스를 기다리다가, 혹은 어라연 호텔에서 천천히 걸어 내려오다가, 길가에서 문득 멈추게 되는 카페가 있다. 영월읍 하송리의 길 한켠에 자리한 카페뮤지스는 그렇게 우연히 발견되는 곳이다. 계획하고 찾아가기보다는, 발걸음이 어쩌다 그쪽으로 향하다가 체리 장식이 크게 달린 간판을 보고 멈추게 되는, 그런 종류의 카페. 어라연 호텔에서 도보로 칠 분, 별마로천문대 버스 승강장 가는 길목이라는 위치는 이 카페가 영월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조용히 설명해준다. 누군가의 여행 사이에 끼어 있는 작은 쉼표 같은 곳. 당신도 아마, 처음에는 그냥 스치듯 들어서게 될 것이다.
길가의 체리, 그리고 문을 여는 순간

강원도 영월의 공기는 서울과는 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 탓인지, 여름에도 그늘 아래서는 서늘함이 발등까지 내려앉고, 햇빛이 드는 자리에서는 반대로 열기가 등허리를 지긋이 눌러온다. 카페뮤지스 앞에 서면 그 온도의 경계를 몸으로 느끼게 된다. 길가에 크게 달린 체리 장식이 두 개, 붉고 둥글게 햇빛을 받아 반짝이고 있고, 그 아래로 주차 공간이 넉넉하게 펼쳐져 있어서 여행 가방을 트렁크에 실은 채로도 들어오기 어렵지 않다.
문을 열면 가장 먼저 달콤하고 서늘한 공기가 얼굴을 건드린다. 빙수집 특유의 냉기인데,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의 그 차갑고 건조한 냉기가 아니라, 우유와 얼음이 뒤섞인 것처럼 조금은 부드럽고 촉촉한 냉기다. 안으로 들어서면 눈이 먼저 창밖의 빛에 익숙해지는 데 잠깐의 시간이 필요하다. 영월의 여름 햇빛은 유난히 강하기 때문에, 카페 안쪽의 서늘함과 바깥의 열기 사이에서 몸이 잠시 조율을 한다. 그 잠깐의 순간이 묘하게 좋다. 여행 중에 무언가를 내려놓는 것처럼.
반려견을 데리고 온 손님이 있다면, 그것도 이상하지 않은 풍경이다. 카페뮤지스는 애견 동반이 가능한 곳이라, 강원도 드라이브를 하며 반려견과 함께 여행 중인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들어온다. 작은 개 한 마리가 의자 아래에서 조용히 웅크리고 있거나, 입구 쪽에서 주인의 발치에 붙어 앉아 있는 모습은 이 공간이 특별히 격식을 차리지 않아도 되는 곳이라는 것을 말없이 알려준다. 당신이 만약 반려견과 함께 영월을 여행하고 있다면, 이 카페는 그 여행에서 가장 편안한 쉬어가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눈꽃이 혀 위에서 천천히 녹는 일

카페뮤지스의 대표 메뉴는 눈꽃우유빙수다. 흑임자, 인절미, 그리고 체리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되는 이 빙수는, 이름 그대로 눈꽃처럼 얇고 가볍게 깎인 우유 얼음이 산처럼 쌓여 나온다. 처음 그것을 받아 들었을 때의 감각은, 빙수라기보다는 차라리 구름 한 덩이를 받아 든 것에 가깝다. 숟가락을 넣으면 저항 없이 스르르 들어가고, 입 안에 넣으면 씹는다는 감각보다 녹는다는 감각이 먼저 온다. 우유의 고소함이 혀 위에서 서서히 퍼지고, 그 뒤를 달콤함이 천천히 따라온다.
흑임자 빙수를 선택한다면, 거무스름하고 진한 흑임자 소스가 그 하얀 눈꽃 위에 흘러내리는 모습이 먼저 눈을 사로잡는다. 빛이 들어오는 창가에서 보면 하얀 것과 검은 것의 대비가 선명하고, 그 위에 찬 기운이 아직 남아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른다. 흑임자의 고소함은 우유 얼음의 담백함과 만나면서 서로를 더 진하게 만드는데, 한 숟가락 먹고 나면 이것이 왜 이 카페의 시그니처인지를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인절미 빙수는 조금 더 따뜻한 맛이다. 콩가루의 구수함과 떡의 쫄깃함이 서늘한 얼음 위에 올려져 있어서, 한 그릇 안에서 차갑고 따뜻한 감각이 동시에 온다.
이 빙수는 365일 판매된다. 여름에만 반짝 등장하는 계절 한정 메뉴가 아니라, 눈이 쌓인 영월의 겨울에도, 봄비가 내리는 4월에도 이 눈꽃우유빙수는 그 자리에 있다. 그 사실이 어쩐지 마음을 놓이게 한다. 다음에 또 올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때도 이것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것. 포장도 가능하기 때문에, 별마로천문대로 올라가는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 동안 빙수를 들고 서 있는 사람을 가끔 볼 수 있다. 녹기 전에 먹어야 한다는 조급함이 오히려 그 맛을 더 선명하게 만드는 것 같기도 하다.
커피나 사이드 음료도 함께 곁들일 수 있다. 빙수의 달콤함과 커피의 쌉쌀함이 교차되는 그 식탁은, 영월 여행 중에 잠깐 앉아 숨을 고르기에 충분한 풍경이다. 당신이 혼자라면 창가에 앉아 커피 한 잔과 빙수를 번갈아 가며 먹는 것이 좋다. 이것저것 생각하다 보면 어느새 빙수가 절반쯤 녹아 있고, 그 녹은 자리에 또 다른 달콤함이 고여 있다.
영월 여행자들이 잠깐씩 머무는 자리

카페뮤지스가 자리한 하송리 일대는 영월에서도 여행자들이 자연스럽게 지나치는 동선 위에 있다. 별마로천문대로 향하는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동강이나 어라연 쪽을 다녀온 사람들, 영월 시내를 걷다가 발이 아파 잠깐 쉬어가려는 사람들이 모두 이 카페의 반경 안에 있다. 그래서인지 카페뮤지스에는 특별히 단골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들보다는, 처음 와서 우연히 발견한 것처럼 들어오는 여행자들의 얼굴이 더 많이 보인다.
그런 공간에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각자의 여행 일정을 잠시 내려놓고, 같은 공간에서 같은 빙수를 먹으며 잠깐 같은 온도를 공유하는 것. 옆 테이블의 사람이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 이 순간 같은 차가움을 혀 위에서 느끼고 있다는 것. 그 익명의 공유가 여행지의 카페를 특별하게 만든다. 카페뮤지스는 그런 공간이다. 누군가의 여행 사진 속에 배경으로 등장하는 곳이 아니라, 그 사람의 여행 온도를 잠깐 조절해주는 곳.
혼자 온 여행자가 폰을 보며 앉아 있어도 어색하지 않고, 반려견을 무릎에 올려놓고 커피를 마시는 사람도 이상하지 않고, 천문대에 가기 전에 시간이 남아서 들어온 사람도 편하게 앉아 있을 수 있는 곳. 카페뮤지스가 영월 여행자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입소문을 타게 된 것은, 아마도 이 편안함 때문일 것이다. 내돈내산 후기를 남긴 누군가가 "너무너무 내 스타일이었다"고 썼을 때, 그것이 단순히 빙수 맛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천문대 가는 길, 그 길목에서 당신에게
영월에서 별마로천문대를 가기로 했다면, 혹은 동강 어라연 쪽을 돌아보고 돌아오는 길이라면, 카페뮤지스는 그 여정 어딘가에 자연스럽게 끼어들 수 있는 곳이다. 어라연 호텔에서 걸어서 칠 분, 천문대 셔틀버스 승강장 근처라는 위치는 계획 없이도 들르게 만드는 지리적 이점이다. 여름이라면 더욱 그렇다. 강원도의 산길을 걷다가 등에 땀이 차고, 발바닥이 뜨거워졌을 때, 길가에 서 있는 카페뮤지스의 체리 간판은 꽤 강하게 당신을 부를 것이다.
이 카페는 반려견과 함께하는 여행자에게도, 혼자 영월을 걷는 사람에게도, 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에게도 열려 있는 곳이다. 365일 같은 메뉴를 내놓는다는 것은 이 공간이 계절이나 날씨에 흔들리지 않는 일종의 안정감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겨울에 영월을 찾아도, 봄에 동강 래프팅을 하러 왔다가 들러도, 여름 한낮의 열기를 피해 잠깐 들어와도, 눈꽃우유빙수는 그 자리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하송리 121-2, 길가에 주차 공간이 있어서 차를 타고 왔다면 길가에 세우고 들어오면 된다. 포장도 되고 테이크아웃도 된다고 하니, 시간이 없다면 빙수 하나를 들고 나와 셔틀버스를 기다리며 먹어도 좋다. 다만 그 눈꽃이 녹기 전에 다 먹어야 한다는 것은 기억해두는 것이 좋다. 녹아버린 빙수는 그냥 달콤한 우유가 되고, 그건 또 그것대로 나쁘지 않지만, 눈꽃의 결을 혀로 느끼는 것은 조금 더 서두르는 쪽이 낫다.
당신이 영월에서 별을 보러 가는 밤 전에, 혹은 강을 따라 걷다가 돌아오는 오후에, 이 카페 앞에서 잠깐 멈추게 된다면, 그것은 충분히 좋은 선택이다.


